
2007년,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는가?’라는 첫 문장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또, 그림 앞에서 울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독특한 소재와 제임스 엘킨스의 독특한 이력에도 매력을 느꼈고요. 이 책들에 소개되는 그림들을 보면, 처음 접하게 되는 대단한 그림들이라기보다는 여태까지 전시회나 미술관에서 접할 수 있었던 보편적인 그림들을 많이 보여주는데 내가 그 동안 쭉 보아온 것을 통해 감동을 끌어낼 수 있는 책이라는 점이 참 와 닿았습니다.

<그림과 눈물>은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는가?’라는 설문을 토대로 쓰여진 글이라서 읽고 있는 이가 참여하고 있는 듯한 실감이 있어요. 우리는 예술작품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걸 쑥스러워하죠. 감동이 메마른 시대에 살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감동의 눈물조차도 타인의 시선을 느껴야 하는 데서 오는 억압도 한몫 한다고 봐요. 이 책은 그런 무의식적인 억압이 풀리는 느낌을 줍니다.
마크 로스코의, 텍사스에 있는 예배당에 걸린 그림 앞에서 울었던 사람들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나도 당장 그 그림을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저 검고 어두운 색깔 때문에 울었다는 사람들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와요. 눈물은 슬플 때 흘리는 게 아니에요. 마음이 정화되고 치유될 때도 눈물을 흘리죠. 결국 이 책은 부제처럼 그림 앞에서 울어본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읽다 보면 내 안에 흐르다가 멈춰버린 감동의 눈물을 찾아 나서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제임스 엘킨스의 글은 미술사학자의 글인데도 어렵지 않게 읽히며 우리 기본 감정을 꿰뚫어 봐요. 어떻게 생각하면 보편적인 감정을 끌어내는 것인데 그런 작업을 성실히 하여, 이 사람의 글은, 어디에도 갇히지 않고 세계의 모든 그림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교감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자의 입장이 아니라 독자의 입장에서 쓴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