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5년 1월 12일 사망한 수학자 페르만, 그가 남긴 수수께끼 같은 정리를 풀기까지
357년 만에 밝혀진 비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영어 원서 <Fermat’s Last Theorem> “임의의 두 정수를 각각 n승(n은 3 이상의 정수)하여 더한 결과는 다른 제 3의 정수의 n승으로 표현될 수 없다.” ‘피타고라스의 정리’(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길이를 제곱한 값은 나머지 두 변의 길이를 각각 제곱하여 더한 값과 일치한다)에서 파생되었다는 문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얽힌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추리소설만큼이나 흥미롭습니다.

“어떤 이는 증명한 사람에게 주라고 거액의 상금을 내걸었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절망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으며, 이 정리 하나 때문에 새벽에 결투를 벌인 극성맞은 사람들도 있었다.”(98쪽)라는 일화를 가진 이 마의 공식은 ‘xⁿ+yⁿ=zⁿ : n이 3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 옮기지는 않겠다.’라는 얄미운 문장과 함께 공개된 17세기의 아마추어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의 수수께끼로, 그것은 무려 357년간 수많은 수학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면서도 풀리지 않고 있다가 1993년(!) 영국의 수학자 앤드루 와일즈에 의해 학회에서 증명이 발표되고, 다시 1994년(!!) 논리적 오류를 수정한 와일즈에 의해 완벽하게 증명되었다는 이야기이지요.

사실 책 도입부분에 나온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관한 설명은 수학에 관심이 없는, 그리고 수학에 대한 기본지식이 전혀 없는 제겐 (결코 자랑이 될 수 없지만 전 피타고라스의 정리도 책에 나온 걸 다시 읽고 나서야 아, 맞다 저런 게 있었지, 라고 떠올렸단 말이죠.) 하나의 암호, 아니, 암호도 될 수 없이 그냥 ‘각막스캔’ 상태로 스쳐지나가는 한 무더기의 잉크덩어리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도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지은이 서문에서 저자가 밝힌 이야기에 공감을 했던 데다 책 내용도 한 편의 소설 같아 쉽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를 수학자들의 관행과는 달리 홀로 연구해 풀어낸 와일즈가 처음 자신의 풀이를 공개한 학회에서 드라마틱하게 시작하는 책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어린 제자를 맞고, 돈을 쥐어주면서 제자를 가르치고, ‘돈이 없어서 이제 널 가르칠 수 없구나’라는 말에 제자가 ‘제가 돈을 드릴 테니 더 가르침을 주십시오’라고 하자 기뻐했다(27쪽)는 피타고라스의 인간적인 면과 함께 그가 밝혀낸 여러 수학공식과 비화로, 그리고 357년 (수학자들에게 있어 마치 전쟁과도 같았을) 미궁을 만든 주역 페르마로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기 위해 애쓴 수학자들 이야기와 와일즈의 이야기가 나오지요.

1993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앤드루 와일즈 ‘앤드루 와일즈’ 통합검색 결과 보기1993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앤드루 와일즈

마치 죽은 자의 유언을 마지막 단서로 두고 진실에 접근하는 탐정처럼, 혹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거대 가문의 파란만장한 대서사시를 옮겨둔 시대극처럼 잘 짜여 있기에 이 책을 더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10살에 처음 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마음을 빼앗겨 한시도 잊어본 적 없다는 앤드루 와일즈에게 축배를 바치며, 수학이라는 장벽에 막혀 이 책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분들에게 책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추천하며 글을 마칩니다.

P. S. 아직도 “그래도 수학은 좀-_-”이라고 하실 분들을 위해 좀 길지만, 책에 있는 재미있는 부분을 아래 옮겨봤습니다. 수학은 어려울지 몰라도 얽힌 이야기는 재미있더라고요. ^^

오늘의 책을 리뷰한 ‘구름젤리’님은
지나간 책, 흘러간 책을 찾지 못해 바둥거리고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며 기쁨을 느끼고 있는 구름젤리입니다. http://blog.naver.com/amebam
저는 8년 동안 한 가지 문제만 생각했습니다 - 책 속 밑줄 ‘클릭’해 보세요

뛰어난 유머 감각을 자랑하던 하디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만큼 사람의 애를 태우는 일이 또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평소 배 타는 것을 무서워하던 그는 결국 다음과 같은 가상의 상태를 만들어냈다. 내가 반드시 배를 타고 여행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나는 맨 먼저 내 친구에게 다음과 같은 전보를 칠 것이다.
나는 방금 리만Riemann의 가설을 풀었다네. 여행에서 돌아오면 자세한 내용을 들려주지.
리만의 가설은 19세기 수학자들을 끔찍하게 괴롭혔던 수학 문제이다. 이렇게 전보를 친 하디는 이제 마음 놓고 항해를 할 수 있다. 왜 그럴까? 만일 하디가 물에 빠져 죽는다면 수학자들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이외에 또 하나의 괴물한테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순진한 수학자들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형벌이어서, 자비로운 신이 하디의 목숨을 지켜줄 거라는 이야기이다.
(98쪽)

힐베르트는 무한대가 갖고 있는 기묘한 성질을 잘 보여주는 하나의 예제를 만들어냈다. ‘힐베르트의 호텔’이라고 불리는 이 유명한 예제는 힐베르트가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가상의 호텔에서 시작된다. 이 호텔에는 무한대의 객실이 있다. 어느 날 한 손님이 호텔로 찾아왔는데, 객실이 무한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마다 모두 투숙객들이 들어 있었으므로 빈 방을 내줄 수가 없었다. 그런데 호텔 종업원인 힐베르트는 잠시 생각하던 끝에 새로 온 손님에게 빈방을 마련할 수 있노라고 호언장담을 한다. 그는 객실로 올라가 모든 투숙객들에게 정중하게 부탁을 한다. “죄송하지만 손님들께서는 옆방으로 한 칸씩만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해심 많은 투숙객들은 힐베르트의 성가신 부탁을 잘 들어주었다. 잠시 뒤 이동은 끝났다. 그리고 새로 온 손님은 비어 있는 1호실로 여유 있게 들어갔다. (…) (129쪽)

(…) 그런데 다음날 밤, 호텔에는 더욱 곤란한 문제가 발생했다. 투숙객이 방을 모두 점거하고 있는 상태에서, 무한히 긴 기차를 타고 온 무한대의 손님들이 새로 도착한 것이다. 그런데 힐베르트의 당황하기는커녕, 무한대의 숙박료를 더 받을 수 있다며 혼자서 쾌재를 부른다. 그는 곧 객실에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손님 여러분, 죄송하지만 현재 묵고 계신 객실 번호에 2를 곱하셔서, 그 번호에 해당되는 객실로 모두 옮겨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리하여 1호실 손님은 2호실로, 2호실 손님은 4호실로… 모두 이동을 마쳤다. 자기 방을 빼앗긴 손님이 하나도 없는데도, 어느새 호텔에는 무한개의 빈 객실이 생긴 것이다. 힐베르트의 재치 덕분에 새로 도착한 무한대의 손님들은 홀수 번호가 붙어있는 무한개의 객실로 모두 배정되어 편히 쉴 수 있었다. 이것은 무한대에 2를 곱해도 여전히 무한대임을 말해 주고 있다. (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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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작가이자 대중 과학서 분야의 뛰어난 저술가, 사이먼 싱(Simon Singh)
사이먼 싱(Simon Singh)
1964년 출생. 영국 런던의 임페리얼칼리지 졸업 후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년에 BBC에 프로듀서로 입사해, BAFTA(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연출 및 공동제작을 맡았고, 이를 같은 제목의 책으로 출간했다. 수학과 과학 분야 전문 저술가로, 지은 책으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사이먼 싱의 암호의 과학>(The Code Book), <우주의 기원 빅뱅>(Big Bang) 등이 있다. 현재 런던에서 방송 제작과 함께 저술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