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의 두 정수를 각각 n승(n은 3 이상의 정수)하여 더한 결과는 다른 제 3의 정수의 n승으로 표현될 수 없다.” ‘피타고라스의 정리’(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길이를 제곱한 값은 나머지 두 변의 길이를 각각 제곱하여 더한 값과 일치한다)에서 파생되었다는 문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얽힌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추리소설만큼이나 흥미롭습니다.
“어떤 이는 증명한 사람에게 주라고 거액의 상금을 내걸었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절망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으며, 이 정리 하나 때문에 새벽에 결투를 벌인 극성맞은 사람들도 있었다.”(98쪽)라는 일화를 가진 이 마의 공식은 ‘xⁿ+yⁿ=zⁿ : n이 3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 옮기지는 않겠다.’라는 얄미운 문장과 함께 공개된 17세기의 아마추어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의 수수께끼로, 그것은 무려 357년간 수많은 수학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면서도 풀리지 않고 있다가 1993년(!) 영국의 수학자 앤드루 와일즈에 의해 학회에서 증명이 발표되고, 다시 1994년(!!) 논리적 오류를 수정한 와일즈에 의해 완벽하게 증명되었다는 이야기이지요.
사실 책 도입부분에 나온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관한 설명은 수학에 관심이 없는, 그리고 수학에 대한 기본지식이 전혀 없는 제겐 (결코 자랑이 될 수 없지만 전 피타고라스의 정리도 책에 나온 걸 다시 읽고 나서야 아, 맞다 저런 게 있었지, 라고 떠올렸단 말이죠.) 하나의 암호, 아니, 암호도 될 수 없이 그냥 ‘각막스캔’ 상태로 스쳐지나가는 한 무더기의 잉크덩어리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도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지은이 서문에서 저자가 밝힌 이야기에 공감을 했던 데다 책 내용도 한 편의 소설 같아 쉽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를 수학자들의 관행과는 달리 홀로 연구해 풀어낸 와일즈가 처음 자신의 풀이를 공개한 학회에서 드라마틱하게 시작하는 책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어린 제자를 맞고, 돈을 쥐어주면서 제자를 가르치고, ‘돈이 없어서 이제 널 가르칠 수 없구나’라는 말에 제자가 ‘제가 돈을 드릴 테니 더 가르침을 주십시오’라고 하자 기뻐했다(27쪽)는 피타고라스의 인간적인 면과 함께 그가 밝혀낸 여러 수학공식과 비화로, 그리고 357년 (수학자들에게 있어 마치 전쟁과도 같았을) 미궁을 만든 주역 페르마로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기 위해 애쓴 수학자들 이야기와 와일즈의 이야기가 나오지요.
마치 죽은 자의 유언을 마지막 단서로 두고 진실에 접근하는 탐정처럼, 혹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거대 가문의 파란만장한 대서사시를 옮겨둔 시대극처럼 잘 짜여 있기에 이 책을 더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10살에 처음 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마음을 빼앗겨 한시도 잊어본 적 없다는 앤드루 와일즈에게 축배를 바치며, 수학이라는 장벽에 막혀 이 책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분들에게 책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추천하며 글을 마칩니다.
P. S. 아직도 “그래도 수학은 좀-_-”이라고 하실 분들을 위해 좀 길지만, 책에 있는 재미있는 부분을 아래 옮겨봤습니다. 수학은 어려울지 몰라도 얽힌 이야기는 재미있더라고요. ^^ |